서평지 엠마오 구독자께,
재의 수요일로 시작되는 사순절은 봄의 도래와 함께합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과 사순절이 겹친다는 사실은 각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겨울의 죽음을 지나 새 생명이 움트는 자연의 모습이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묵상하는 이 시기와 깊은 공명을 이룹니다. 이 시기가 되면 교회 공동체는 십자가를 깊이 묵상하고, 그리스도인의 삶과 십자가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합니다. 오늘날의 사회적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역할은 무엇인지, 더욱 근본적인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복음을 전하는 삶, 복음에 담긴 진리를 구현하는 삶은 때로 사회의 주류 가치관과 충돌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성공회 신학자 케네스 리치의 이야기는 깊은 도전을 줍니다.
십자가는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 그리스도에 대한 순종이 아닌 세상 권력에 대한 무비판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모든 사회의 위기 지점, 연약하고 작은 이들을 멸시하는 이들, 그리하여 그리스도를 멸시하는 이들의 위기 지점입니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성찰하게 합니다. 십자가는 단순한 종교적 상징을 넘어, 세상의 불의에 맞서는 저항의 상징입니다. 사순절은 우리에게 자기 비움과 겸손, 그리고 이웃을 향한 사랑의 실천을 요청하며 우리가 우리의 자리에서 공동체와 사회 전체의 치유와 화해를 위한 여정을 걸을 것을 요구합니다. 그 길의 결과 모습은 각기 다르겠지만 말이지요.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의 삶을 추구하는 모든 이에게 이번 사순절이 특별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번 호 엠마오에도 변함없이 신간 프리뷰, 기획위원의 서평, 외부 기고자의 스페셜 리뷰를 담았습니다. 책을 통해 우리는 시대의 징조를 읽고, 믿음의 선배들의 지혜를 배우며, 복잡한 현실 속에서 길을 찾습니다. 좋은 책을 발굴하고, 깊이 있는 리뷰를 작성하며, 독자들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기 위한 엠마오의 노력은 계속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응원과 격려, 그리고 적극적인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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